2000년 1월, 리니지 최초의 '전설의 도둑'과 팝리니지의 추격전

2000년 1월, 리니지에서 한 유저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서버 전체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리니지 유저들이 가장 많이 찾던 커뮤니티 팝리니지 에서도 이 사건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며, 많은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상위 랭킹 유저가 기란 마을 은행 근처에서 자신의 고급 장비를 친구에게 건네주려던 순간이었다. 당시 리니지에는 개인 거래 시스템이 있었지만, 일부 유저들은 편의상 바닥에 아이템을 버리고 상대방이 바로 줍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순간, 한 정체불명의 도둑이 번개처럼 나타나 바닥에 떨어진 아이템을 낚아채고 순식간에 도망쳤다.

이 아이템은 당시 몇 안 되는 희귀한 투사 검이었고, 피해자는 곧바로 팝리니지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방금 내 검을 훔쳐 간 도둑을 본 사람 있느냐!”고 도움을 요청했다. 사건 소식이 빠르게 퍼지자, 서버 전체가 마치 탐정이 된 것처럼 도둑을 쫓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이 도둑은 단순한 초보 유저가 아니었다. 그는 기란 마을을 벗어나 숨겨진 던전으로 도망쳤고, 길을 추적하는 유저들에게 미로 같은 이동 경로를 이용해 따돌렸다. 유저들은 도둑을 잡기 위해 팝리니지에 "현재 위치 보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며, 마치 경찰과 범죄자의 추격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도둑은 머지않아 궁지에 몰렸다. 유저들이 조직적으로 길목을 차단하고, 사냥터마다 감시팀을 배치하면서 도망칠 곳이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몇 시간 후, 그는 오크 마을 근처에서 포위되었고, 다수의 유저들에게 PK(플레이어 킬)를 당하며 쓰러졌다.

이 도둑이 죽자, 그가 훔친 아이템은 바닥에 떨어졌고, 피해자는 극적으로 자신의 검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이 사건 이후, 팝리니지에서는 “전설의 도둑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수많은 후기 글이 올라왔고, 일부 유저들은 이 도둑의 전략을 분석하며 “그의 도망치는 실력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유저들이 **"바닥 거래는 위험하다"**는 교훈을 얻었고, 팝리니지에서도 안전한 거래 방법을 정리한 글들이 올라오며 이후의 사기 및 도난 사건을 방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국, 이 황당한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리니지 거래 문화의 변화를 이끈 역사적인 순간으로 남게 되었다.